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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D 시술 중단 후폭풍…의-정, '네 탓' 공방 관리자
의협 "의료계 의견 무시" VS 복지부 "수가·적응증 재검토" 내시경 점막하 박리절제술(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이하 ESD) 급여 전환에 따른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대형병원들은 낮은 수가와 축소된 급여범위를 이유로 집단적으로 시술을 중단했고, 복지부와 의료계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ESD 급여 전환에 대형병원 시술중단 '초강수' 이번 사건의 발단은 ESD가 이달 1일로 급여로 전환되면서 부터다. 250만~300만원이던 관행수가가 1/10 수준인 30만~50만원으로 결정됐고, 급여범위도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식도와 대장 등을 제외하고 '위선종 및 2cm 이하 조기위암'으로 정해졌다. 그러자 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형병원들은 시술을 중단하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ESD 치료재료인 절제용 칼의 수가가 기존의 20만~40만원에서 9만여원으로 결정되자 이를 공급하던 올림푸스도 치료재료 공급을 중단하는 한편 공급된 제품마저 회수했다. 소화기내시경학회 측은 "복지부가 의료행위에 대한 고시에서 적응증을 한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며, 갑작스런 시행으로 환자들의 혼란을 부추겼다"면서 "고시를 중단하고 수가를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 탓이야" 복지부-의협·학회 공방 이번 ESD 고시는 사실 2년 전부터 예정돼 있던 것이었다. 신의료기술인 ESD는 지난 2008년 2년간 조건부 비급여로 결정되면서, 이번에 안전성·유효성 평가에 따라 급여 전환 결정이 필요한 사안이었다. 복지부는 이번 ESD 적응증과 수가에 대해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와 치료재료전문평가위원회를 통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사협회와 학회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했다는 것이다. 또한 관련 학회가 연구결과를 제출하지 않아 외국의 문헌, 관련 전문가의 합의를 토대로 제한적 적응증으로 급여를 시행했다는 게 복지부의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적응증을 '위선종 및 2cm 이하 조기위암'으로 정한 것에 대해서는 2cm 초과되는 조기위암의 경우 암 재발 림프절전 가능성이 높으며, 식도와 대장은 시술 중 천공 위험이 높아 제외했다고 밝혔다. 절제용 칼의 수가를 9만여원으로 정한 것은 치료재료 업체인 올림푸스 등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원가자료를 제출한 업체의 가격에 맞춰 상한금액을 결정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의사협회와 학회는 반발하고 있다. 의협 경만호 회장은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의사협회는 ESD를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을 식도, 위, 대장에 발생한 암 조직과 종양에 해당한다는 공식의견을 제출했다"면서 "수가 역시 의협이 제출한 금액의 42%만이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경 회장은 아울러 "현재의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는 의료계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합리적인 의견이 묵살된 채 무조건 깎고 보자는 식으로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의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소화기내시경학회측은 "복지부가 절제용 칼의 수가에 대해서 20만원 이상 가격을 제시한 회사의 자료를 불신하고, 향후 제품 생산을 중단할 최저가 입찰 회사의 가격만 수용했다"면서 "국립암센터, 일산병원 등 국공립병원의 자료를 조사해볼 생각도 없었다"고 비난했다. 반면 환자단체연합회는 "소화기내시경학회는 2년동안 연구기간이 있었음에도 연구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면서 "올림푸스가 치료재료 공급을 중단한 것은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가격협상을 하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화기내시경학회-외과학회간 갈등 표면화? 특히 이번 ESD 사태와 관련 소화기내시경학회와 외과학회간의 신경전 양상도 벌어지고 있다. 적응증 논의에 이 두 학회가 참여했는데, 입장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외과학회의 경우 ESD의 적응증 확대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ESD의 적응증은 기존의 EMR(내시경적 점막절제술)의 적응증인 '위선종 및 2cm 이하 조기 위암'을 따를 것으로 주장해, EMR 수준의 적응증은 의미가 없다는 소화기내시경학회와 다른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ESD 급여 전환 결정과정에서도 "시술 사례에 대한 후향적 분석이 우선 필요하며, 연구기간에는 비급여 징수를 허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와 함께 ESD는 점막하층을 하나하나 박리하게 돼 기존의 EMR과 비교, 시술시간 난이도가 높아 별도의 상대가치점수를 신설해야 한다는 소화가내시경학회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복지부 "재검토"…조기 해결은 '난망' ESD 시술 중단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복지부는 일단 원칙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회가 요구하는 2cm 초과 조기위암, 식도·대장암 조기암에 대한 적응증 확대 여부는 추가적인 전문가 자문을 받아 행위전문평가위원회를 거쳐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치료재료 절제용 칼 수가에 있어서도 업체의 원가자료 제출을 추가로 받는 한편, 관세청의 수입원가 자료 및 국공립병원의 공급가격 등을 조사해 치료재료전문평가위원회를 거쳐 합리적으로 가격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태가 조기해결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복지부는 적응증 확대에 대해서는 외과학회와의 합의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했으며, 적응증 확대의 근거가 되는 ESD 관련 연구는 장기간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협 경만호 회장은 "적응증 확대를 검토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인데, 그 기간 동안 현행 적응증 외의 환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조치가 없다"면서 복지부의 적극적인 사태해결 노력을 당부했다. 장종원 기자 (jwja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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