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선임 폭력에 척추 다쳐 보훈대상자 돼도 가족은 별도 정신적 손배 청구 가능
관리자
군 복무 중 선임 폭력에 척추 다쳐 보훈대상자 돼도
가족은 별도 정신적 손배 청구 가능
북부지법, "국가배상법에 제한 규정 없어" 원고 일부승소 판결
군인이 복무 중 선임으로부터 폭력을 당해 보훈보상대상자가 됐더라도 그 가족은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민사8단독 이상용 판사는 지난달 16일 복무 중 선임으로부터 구타를 당해 척추 등을 다친 변모씨의 가족들이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가해자 맹모씨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1가단33471)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국가는 변씨가 보훈보상대상법에 의해 보상을 받기 때문에 변씨의 가족들도 국가배상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국가배상법은 부상당한 군인의 가족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변씨의 가족들이 고유하게 취득한 손해배상청구권까지 제한된다고 볼만한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국가는 가해자와 연대해서 변씨 가족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이 판사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 단서는 군인 등이 사망했을 때 유족이 다른 법령에 보상을 받았다면 국가보훈법상이나 민사상의 손해배상 청구를 중복해서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이라며 “보훈보상대상자가 사망했다면 유가족이 직접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지만 변씨는 사망한 사람이 아니어서 해당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다만 변씨는 이 사건 폭행으로 상이등급 7급을 받아 보훈보상법상 월 23만 5000원씩의 보상금을 받게 됐으므로 국가에 대해 손해배상을 (따로) 청구할 수 없다”며 “맹씨에게서 받아야 할 폭행 손해배상금 1290여만원을 국가에 연대해서 지급하라고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병대에 입대했던 변씨는 2010년 8월 내무반에서 소대 상급자 맹씨로부터 평소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슴, 배, 얼굴 등을 맞아 척추 등을 다쳤다. 변씨와 가족들은 맹씨와 국가를 상대로 “폭행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 1790여만원을 지급하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위자료 65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한편 맹씨는 폭행혐의로 지난해 5월 수원지법에서 벌금 300만원 형을 선고받았다.
법률신문 홍세미 기자 sayme@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