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 2010-06-28 ] 제대 59년 만에 국가유공자로 6.25때 입대… 눈 다쳐 명예전역 유공자 인정 못 받고 74년 숨져 법률공단서 행정소송… 명예회복 6.25 전쟁에 참전해 부상을 당한 군인이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제대 59년 만에 국가유공자로 등록됐다. 그는 이미 36년전 세상을 떠났지만, 유족들에게는 남편,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한 것이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4일 대한법률구조공단(이사장 정홍원)에 따르면 구모씨는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육군에 입대해 전투 중 오른쪽 눈을 다쳤고, 이듬해 5월 명예전역했다. 하지만, 실명에 가까운 부상으로 힘겨운 삶 끝에 74년 49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홀로 남은 구씨의 아내 김모(75·여)씨는 6남매를 키우며 억척스런 삶을 지탱해왔다. 남편이 전쟁에 참가해 부상을 당했지만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인정받지 못해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지원조차 받지 못했다. 수십년을 힘겹게 살아오던 김씨는 지난 2008년 남편이 전투에서 불구가 된 상이용사에게만 수여하는 ‘특별상이기장’을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해내 대구지방보훈청에 국가유공자유족 등록신청을 냈다. 하지만, 보훈청은 구씨가 전투 중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병상일지 등의 기록이 없어 구씨의 전역 당시 상이정도를 구체적으로 판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워 등급기준미달 판정을 내렸다. 도움을 손길을 찾던 김씨는 수소문 끝에 지난해 5월 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를 찾았고 공단의 도움으로 국가유공자 유족등록을 요구하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공단은 재판과정에서 구씨가 특별상이기장을 받은 후 제정된 상이기장령시행규칙이 ‘한쪽 눈의 시력이 명암을 식별하지 못하는 자’도 불구된 상이자로 규정했다는 사실을 찾아내 재판부를 설득하는 한편, 최근 법원이 유사사례에서 병역법의 병역면제기준을 적용해 국가유공자 유족등록을 인정한 사례가 있음을 확인하고 구씨 전역 당시 시행 중이던 병역 관련법이 ‘양안맹(안전 3분의1 미터에서 시표 0.1을 식별할 수 없는 자)’을 병역면제자로 규정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찾아내 구씨가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어야 한다고 설득했다. 전쟁이 한창 치열할 때 구씨가 명예제대했다는 점에서 당시 병역면제 사유에 해당하는 정도의 시각장애를 입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1년에 걸친 공방과 입증과정 끝에 지난 4월 공단은 법원으로부터 원고승소취지의 조정권고안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고, 보훈청이 이를 받아들여 김씨와 자녀들은 지난 5월7일부터 당당히 대한민국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인정받게 됐다. 법률신문 김재홍 기자 nov@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