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중 뇌졸중 발병
김연수
함께 근무했던 선배가 군복무중 뇌졸중이 발병하여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입원중입니다. 대신하여 상담글 올립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공군장교로 2008년 3월에 입대하여 4개월의 훈련을 마친 뒤 2008년 7월에 소위로 임관하였습니다. 레이더를 보면서 전투기를 관제해주는 \'항공통제\'라는 특기를 부여받았는데 업무 특성상 교대근무가 불가피했습니다. 이 교대근무는 일반 기업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4조 4교대로서, 6시간 근무 뒤 12시간 휴식이 8번 반복되어 6일을 일한 후 2일을 쉬는 독특한 시스템이었습니다. 6시간 근무와 12시간 휴식이 묶여서 순환되다보니 하루가 18시간처럼 지나갔고 자연스레 매일매일 자는 시간도 달랐고, 매일매일 출근하는 시간도 달랐습니다. 낮에 일하고 밤에 자야하는 사람의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해치는 교대근무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실제로 평생 교대근무를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5년 가량 수명이 짧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밤에 일하는 교대근무가 아니라 매일매일 밤낮이 바뀌는 이 특별한 4조 4교대는 다른 교대근무보다도 육체피로도가 더 높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한대에 천억원을 호가하는 전투기와 양성비용만 수십억원이라는 조종사들의 생명을 담보로 작전을 하는 임무를 맡기에 견뎌야 하는 근무중의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쉽지가 않은 일이었습니다. 실제로 이런 교대근무를 30년 이상 하시는 부사관들 사이에서는 \"전역하면 5년 안에 죽는다\"는 자조적인 농담이 나올 정도였죠. (전역해도 50대 초중반인데 60을 못넘기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거의 3년간 교대근무를 하며 군복무에 열심이던 선배는 2011년 5월, 뇌졸중이 발병했습니다. 2008년 7월에 임관한 뒤 2년 10개월만이자, 교대근무를 시작한지 2년 8개월만이었으며, 전역을 2개월 남겨둔 시점이었습니다.
AM 06:30부터 PM 12:30까지 근무하는 \'모닝\'근무중 오른쪽 팔다리에 힘이 빠져 기운이 없어지고 몸이 말을 듣지 않자, 피곤해서 그렇다고 스스로 판단해서 조퇴를 했습니다. \'교대근무를 오래 하다보니 몸이 많이 약해졌나보다, 집에 가서 좀 자고나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금 일찍 퇴근해서 숙소에서 쉬던중 점점 마비증세가 오자 민간병원으로 가서 진찰을 받았고 진찰결과 뇌졸중(뇌경색)이 의심되어 곧장 성남에 위치한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입원하였습니다.
5월 5일경에 입원하였으니 지금은 뇌경색이 발병한지 1개월 가까이 경과하였으며, 82년생으로 올해 나이 만 29세입니다. 키는 180cm 정도에 몸무게는 65kg 내외로 마른 편입니다. 현재 오른팔을 간단히 움직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글씨를 쓰는 등 섬세하고 미세한 움직임은 되지 않으며, 오른다리의 경우에도 조금 절룩거리며 걸을 수는 있으나 걷는 도중 수시로 힘이 빠지는 상황입니다. 얼굴 우측에 마비증세가 있어서 얼굴 근육이 부자연스러워 보이며 언어중추에 걸쳐서 뇌졸중이 발병하여 말이 어눌하고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등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군대측에서 선배나 선배 가족과 면담없이 자체적으로 공무상 재해 신청을 하였으나 공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공식답변을 문서로 받았고, 선배 가족측은 이에 반발하여 당사자나 가족의 의사도 구하지 않았고 신청서에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잘못 기록되어 있다고 항의하여 \"내용을 수정해서 다시 신청하겠다\"라는 군대측의 답변을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공무상 재해나 국가유공자 인정의 가능성이 있는지, 향후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법적대응도 고려하고 있으니 정성껏 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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