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도중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황원정
아버지는 약 이십년전 B형 바이러스 감염에 걸리셨고 2001년 초 간경화 초기진단, 2009 4월 간 중간에 2Cm미만의 암이 발견되어 이식 수술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원주기독교 병원에서 암진단을 받은 후 서울 연세대세브란스 병원으로 위탁을해 5월 초 그곳에서 형과 함께 간이식 적합여부 검사를 실시하게 되었고 다행으로 제가 적합판단을 받았습니다~ 수술 당시 아버지는 간기능 약 35%정도 남아 있고 암도 크지 않아 말기 증상이 전혀 없고 무지하게 건강한 사람처럼 보였고 의사선생님도 아직은 이식수술을 할 단계는 아니지만 건강할때 수술을 하면 그만큼 효과를 볼수 있다고 해서 우리 가족은 모두 그렇게 결심을 하고 수술에 임했습니다.
수술 당일 아침 8시 조금 안된 시간에 아버지가 먼저 수술실로 향했고 9시가 안된 상태에서 제가 수술실로 들어 갔습니다~ 수술 마취후 잠깐시간이 지난거 같은데 눈을 떠보니 중환자실에서 제가 있었고 시간은 저녁 5시 쯤이였습니다. 아버지는 원래 밤 12시경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새벽 1시가 넘어도 3시가 넘어도 나오지를 못했습니다. 그때부터는 제 고통보다 중환자실에서 아버지를 기다리게 하는것이 저를 더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저도 뜬눈으로 중환자실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아침 8시가 다 되어서야 아버지가 나오셨습니다~ 살아계신 모습을 보니 정말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저녁 6시 가족 면회시간이 되어서야 형과 엄마가 들어와 수술이 잘 안됐다고 얘기 하더군요. 이유는 아버지의 간을 들어내고 제 간을 혈관에 이식했는데 피가 돌다가 30분만에 피딱지가 앉아 피가 돌지 않아 간을 다시 떼어내고 다시 수술을 했는데 역시 마찬가지 상태였고 조직은행에서 급히 혈관을 구해 이식을 다시 했지만 2번이나 붙였다 떼었다가 한 제 간은 쇼크상태가 와 간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의사선생님이 그랬다고 하더군요. 그런 청천 벽력같은 소식을 중환자실에서 접하고 그날 저녁 저는 일반 병실로 옮겨 졌는데 형이 찾아와 뇌사자의 전간이식이 지금 현재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더군요. 수술이 실패할 경우 뇌사자 장기이식 순서의 서열이 위급상황으로 전국의 1순위가 되는데 언제 연락이 올지 모른다고 선생님이 걱정을 많이 하시면서 얘기를 했습니다. 첨만 다행으로 단 하루만에 교통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은 27세의 남자의 간을 이식하기로 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수술의 제 고통도 잊은 채 마냥 감사하다고 선생님께 얘기 했습니다. 그날 새벽 아버지의 전간이식 수술이 다시 진행되기 시작했고 저는 신음을 하면서 맘속으로 빌고 또 빌었습니다. 제 배를 가른것은 하나도 아깝지 않으니 아버지만 살려달라고......
다음날 아침 10시경 형과 엄마가 들어 왔는데 얼굴 표정이 극도로 안좋은 상태였습니다. 형은 조심스럽게 아버지가 수술을 견디지 못하고 돌아 가실꺼 같다는 얘기를 고통과 싸우며 누워 있던 제게 말했습니다. 잠시 후 아버지가 위독하다고 연락이 왔고 결국 아버지는 그렇게 숨을 거두고 마셨습니다~ 저는 너무 황당하고 너무 슬프고 너무 화가 났습니다. 우리나라 간이식 기술은 세계 제일이고 성공률 또한 90% 이상이라고 해서 마음놓고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건강한 아버지를 순식간에 저세상으로 보내게 되고 말았습니다. 슬픔도 잠시 형과 엄마는 제 손을 잡고 또 제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생많이 했는데 득이 전혀 없고 생사람만 죽였다고..... 형은 제게 의사선생님은 최선을 다했고 할 도리를 다한거 같으니 너무 화내고 나무라지 말라고 하고 간병인을 붙인 후 엄마와 함께 급히 장례를 치르러 올라 갔습니다. 저는 그날 아버지 가시는 마지막 길도 보지 못하고 상복도 입지 못한채 병상에 누워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제가 제일 원망스러 웠습니다. 그렇게 제가 간병인과 함께 병원에서 5일을 지내며 모든 것을 용서하고 받아 들이기로 했습니다. 선생님도 제게 찾아와 자신이 직접 제 주치의가 되겠다고 해서 저를 돌보아 주시고요.....
그런데 모든걸 받아 들이고 빨리 일어나서 나가야 겠다는 생각에 악착같이 운동하고 밥먹고 해서 지내던 중 병실전화가 울리더군요. 병원비가 약 1400만원정도 미납되었는데 언제까지 납부할 수 있냐고요. 저는 너무 황당하고 화가났지만 사정을 이야기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글구 2일인가 지나서 또 병원비 미납 다음주까지 납부 할 수 있냐고 독촉전화가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화를 냈고 이렇게 가만히 당할 수 만 없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이 와서 병원비를 납부 했는데 병원비는 모두 5천만원 이상이였습니다.
이제는 아버지 돌아가신것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병원에 대한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멀쩡한 사람 죽여놓고 멀쩡한 사람 배 갈라놓고 보상은 커녕 병원비 할인없이 병원비 납부만 독촉하니 정말 미치고 화가 치밀어 올라 몸에 열도 나고 그랬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 병원비를 할인 받을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는지 궁금하고 저와 같은 사례가 있으신 분은 어떠하게 대처했고 보상문제는 어떻게 해결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결코 보상같은것 원하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제가 참을 수 없어 이렇게 상담을 요청합니다.
첫째, 위와 같은 상황이 의료사고와 관련이 있는가요?
둘째, 사람이 죽으나 사나 꼭 병원비를 납부해야만 하는가요?(이미 납부한 상태임.)
셋째, 소송말고는 따로 보상받을 길이 있나요?
수직으로 수평으로 약 30Cm정도 가른 제 배는 하나도 아깝지 않습니다. 하지만 건강하게 웃으면서 수술실로 향한 후 주검으로 돌아와 홀로 된 어머니를 생각하면 정말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아버지는 48년생이시고 아직 소송은 준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진료기록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좋은 답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