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위험 높은 환자의 보호자 귀가 허락 후 환자 떨어져 사망땐 병원에 배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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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 위험 높은 환자의 보호자 귀가 허락 후 환자 떨어져 사망땐 병원에 배상 책임
중앙지법 “의료진 24시간 관찰 불가능… 귀가 막았어야”
병원이 낙상 위험이 높은 환자의 보호자에게 귀가를 허락한 후 환자가 낙상으로 사망했다면 병원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오연정 부장판사)는 최근 백혈병 치료를 위해 입원했다가 침대에서 떨어져 뇌출혈로 사망한 이모(42)씨의 남편 등 유족이 서울성모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1가합41920)에서 “병원은 8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낙상으로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는 환자를 의료진이 24시간 계속해 환자의 곁에서 관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을 고려할 때 보호자가 환자의 곁을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보호자가 자리를 비우도록 허락한 후 환자에게 필요한 경우 호출벨을 이용하도록 교육한 것만으로는 낙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은 이씨의 남편이 자리를 비운 후 이씨에게 비상시 호출벨을 사용하고 소변량을 체크하는 방법에 대해서만 교육했을 뿐”이라며 “병원 의료진은 이씨를 낙상 고위험군 환자로 분류하고 이씨와 보호자에게 낙상 사고의 위험성,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보호자가 환자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을 교육해야 하는데도 보호자의 귀가를 허락한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 다만 “낙상 사고 전 이씨에게 특별히 이를 예측할 만한 징후가 없었고, 급성 전골수성백혈병의 특성에 따라 사고 이후 이씨의 상태가 더욱 급격히 악화된 점 등을 고려해 병원의 책임을 3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급성 골수성백혈병 치료를 위해 지난해 2월 28일 입원한 이씨는 검사와 수혈로 인한 쇠약감과 빈혈 등으로 혼자 침대에서 내려올 경우 낙상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다음날인 3월 1일 새벽 1시께 이씨의 남편은 간호사의 허락을 받고 귀가했는데, 새벽 5시 30분 간호사는 다른 환자 보호자의 호출을 받고 이씨 병실에 갔다가 침대에서 떨어져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씨는 뇌 시티(CT) 검사 결과 뇌출혈로 확인됐고, 3시간도 안돼 사망했다.
이환춘 기자 hanslee@lawtimes.co.kr / 법률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