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대법원, "'만삭 부인 살인사건' 다시 심리하라" 증거 불충분하다며 의사 남편에 징역 20년 선고한 원심 파기 환송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임신 중인 아내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의사 백모(32)씨에 대한 상고심(2012도231)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형사사건에서 검사의 입증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다면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과 같이 백씨가 아내 박씨를 살해했다고 하려면 사망원인이 단순 질식사가 아닌 액사(목졸려 숨짐)라는 점이 먼저 확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박씨의 머리는 욕조 오른쪽 안에 머리 뒷부분이 닿은 채 볼 아래가 빗장뼈나 가슴에 눌릴 만큼 심하게 접히면서 고개가 돌아가 있어 이러한 자세가 피해자의 목 부위에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었음이 분명하고, 이로 인해 질식사가 초래됐을 수 있으므로 박씨의 사망원인인 질식이 이런 이상자세가 아닌 백씨가 목을 조른 행위에서 비롯됐다고 보기려면 액사에서만 특유하게 발생되는 소견이 확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씨는 지난해 1월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만삭인 아내와 말다툼 끝에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 재판부는 백씨가 침실에서 박씨를 목졸라 살해한 뒤 욕조로 옮겨놓은 것으로 판단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백씨는 지난해 2월 구속된 상태다. 좌영길 기자 jyg97@lawtimes.co.kr/법률신문